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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기 인형 〈산울림 50주년 기념 프로젝트〉

뽑기 인형 〈산울림 50주년 기념 프로젝트〉

산울림 김창훈이 짓고 더베인이 부른 ‘뽑기 인형’ - 산울림 50주년 프로젝트 일환… 몰아치는 록과 이국적 기타 솔로 - ‘뽑파민’ 문화에 소외 문제 녹여… 더베인의 호쾌한 음악 장타 바야흐로 ‘뽑파민’의 세계다. 거리에서 쉽게 보는 가챠 숍(뽑기 가게)의 알록달록한 색채는뽑기의 도파민에 중독된 현대인의 마음속 팔레트다. 캡슐 장난감만 ‘뽑파민’이 아니다. SNS를 켜서 엄지를 아래로 쓸어 내리는 것만으로 ‘다음 숏폼’을 뽑는 황홀한 콘텐츠 대홍수의 시대. 도파민, 엔돌핀, 세로토닌이 넘쳐나는 행복의 멋진 신세계인가? 지상 낙원은 마침내 지상에 도래한 걸까. 김창훈이 신곡으로 돌아왔다. 직접 작사하고 작곡한 노래의 제목은 ‘뽑기 인형’. ‘어서 날 뽑아줘/오랫동안 기다렸어/날 좀 여기에서 꺼내 줘.’ 애원하는 주인공은 뽑는 사람이 아닌 뽑히는 인형이다. 그는 선택받기만을 기다리는 영어(囹圄)의 수형자다. 죄목은 모르겠으나 그가 받은 형벌은 분명하다. 고립. ‘하루라도/바깥 세상에서/숨 쉬고 싶어/오늘도 어제처럼/갇혀진 신세.’ 편곡, 연주, 노래는 더베인(채보훈)이 맡았다. 답답하기 짝이 없는 상황에서 ‘바깥’을 갈망하는 외향성은 채보훈의 거칠며 거침없는 보컬이 표현한다. 리프(riff·반복 악절)가 소용돌이 치는 하드록, 개러지 록 성향의 록 기타 사운드도 마찬가지다. 걸작 속 걸작은 기타 솔로다. E메이저 코드에서 파, 솔 음을 활용함으로써 갑작스레 이국적인 중동풍으로 선회하는 선법 구사가 이채롭다. 이는 산울림의 여러 록 트랙에서 김창완의 기타로 구사된 바 있는 전법이다. 첫인상에서는 산울림을 피해 가되 정수에는 산울림의 영혼을 담은 채보훈의 건축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스치듯 짧은 시선/잠시 마음 설레다/서둘러 돌아서는/야속한 그대여.’ 자유(또는 또 다른 속박)를 갈구하는 인형의 애타는 심정은 끝내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인형은 선택받지 못하고 그 존재는 다시 이 차가운 기계 속 세상으로 털썩 주저앉는다. 무한의 선택과 ‘랜덤 플레이’가 손 안에 주어진 현대인은 과연 영영 행복할까. 김창훈이 날린 질문은 채보훈의 록 특급열차를 타고 직선처럼 곡선으로 뻗어간다. 종착역은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렇게 기나긴 안개의 행렬은 산울림의 시대에서 지금 우리의 시대까지 트랙과 트랙을 타고, 철로에서 철로로 뻗어 이어지고 이어진다. (김창훈과 더베인의 ‘뽑기 인형’ 발표는 산울림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성사됐다. 산울림은 역사적인 50주년을 맞는 2027년까지 밴드와 멤버들이 남긴 위대한 유산 50곡을 후배 뮤지션과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더베인의 ‘뽑기 인형’ 이후에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가 총출동하는 산울림의 대장정은 이어진다.) 임희윤 음악평론가 [CREDIT] 뽑기 인형 Composed by 김창훈(Kim Changhoon) Lyrics by 김창훈(Kim Changhoon) Arranged by 채보훈(Chae Bohoon) Vocal 채보훈(Chae Bohoon) Guitar 채보훈(Chae Bohoon) Bass 채보훈(Chae Bohoon) Drums 정광현(Jeong Gwang Hyeon) Recorded by 김도경(Kim, Dogyeong) @ Velvet Studio Mixed & Mastered by Team Velvet 최종호(Choi, Jongho) @ Velvet Studio Cover Artwork by 키박 / Ky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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